어린이집 데뷔

드디어 아가씨가 사회생활에 첫 발을 디뎠다! 어린이집 준비하느라 한동안 머리가 팽팽 돌아갔다. ㅠㅠ 아가씨가 가는 가정식 어린이집은 원장님이 사람은 좋아보이는데 뭔가 안내를 하나도 안 해줘! 내가 다 알아서 해야해! 서류도 알아서 챙기고 준비물도 물어봐야하고 보육료 전환신청도 다 알아서 해야하고... 뭔가 대단한걸 바란건 아니지만 어린이집들어가기 위한 절차나 서류 정도는 알려줬으면 했는데 말이지. 만 2세반에 새로 들어오는 애가 두세명밖에 안 되서 그런것같기도 하고... 다행히 친절한 네이버 블로거들덕분에 잘 해결할 수 있었다.

 아가씨는 첫날 친정어머니와 등원해서 한시간정도 어린이집에 함께 있었는데 하원할 때 선생님이 '어머님~ 뿅뿅이는 이제 혼자 있어도 될 것같아요~' 이랬다고. 그 다음에는 혼자 한시간 있고 오늘은 12시쯤 밥 냄새가 솔솔 나자 밥 먹고 가겠다고 해서 밥 먹고 하원했다고 한다. 사실 어린이집 보내면서 아가씨는 별로 걱정이 안 되긴 했다. 워낙 쿨한 아가씨라. 앞으로도 친구들과 선생님과 즐거운 어린이집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집에서 내가 못 해주는 활동도 즐겁게 하고.

 아가씨는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하는 유아 발레에 시어머님과 몇달째 다니고 있다. 초반에는 난리난리쳐서 어머님이 엄청 고생하셨다는데 이제 선생님 말도 잘 듣고 정리도 잘 하고 친구들과 손 잡고 둥글게 둥글게도 하더라. 어머님이 동영상보내신거 보고 감동. 선생님한테 가서 말도 걸고 말도 잘 듣고 친구한테 뭐라뭐라 이야기도 하고. 이렇게 커가는구나.

 말은 이제 핑퐁 대화가 완전히 가능하고 가끔 웃긴 말도 한다. 아가씨와 씻고 자려고 침대에 누워있는데 남편이 귀가하자 아가씨가 '아빠 밖에 추워?' 이랬다. 남편이 춥다고 하자 '그럼~ 수면조끼 입고 가~' 이런다. 진짜 ㅋㅋㅋ
 자기 어렸을 때 사진 보여달라고 해서 100일 언저리 사진 보여주자 '대머리네?' 흑 그래 넌 머리숱이 없었단다. 지금도 없지만
저번에 나한테 안기면서 '엄마 품에 꼭'이러더라. 조금 찡했다. 우리 아가씨.

 아가는 100일을 넘겼다. 백일잔치는 아가씨때처럼 집에서 그냥 소박하게 꽃이랑 떡, 케이크, 과일정도만 놓고 했다. 겨울이고 졸업시즌이라 꽃도 비싸고 꽃시장가서 풍성하게 꽃을 사왔던 아가씨때와 달리 시간이 없어서 ㅠㅠ 그냥 동네 꽃집에서 샀더니 비싸고 양도 적고 꽃도 시들시들. 남동생 대학원 졸업식 꽃을 가져다 화병에 나눠서 꽂았더니 그나마 좀 풍성해보였다. 아가는 노란 원피스에 꽃 머리띠를 하니 어찌나 이쁜지. 아가씨는 정말 초우량아로 백일날 시아버님이 '야~ 이거 백일이 아니라 돌잔치같다' 하실 정도였는데 아가는 평균적인 크기다. 그럼에도 아가씨에 익숙해진 남편과 내 눈엔 왜이리 애가 날씬해보이는건지 모르겠다. 남편은 너무 마른것같다고 분유를 바꿔야한다는 망언을 했다. 그정도로 마르진 않았는데. 아가는 징징거리지도 않고 사진도 잘 찍고 잘 놀았다. 밤에 잠투정만 안 하면 정말정말 착한 아가인데 ㅎㅎㅎ 더 바라면 나쁜 엄마지. 아가를 볼때마다 좀 짠하다. 내가 둘째여서 감정이입이 되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아가씨때는 모든 사람들이 다 아가씨만 바라보고 사랑을 넘치도록 주었는데 아가는 약간 사람들의 관심에서 비껴있달까. 남편은 아가에게 좀 무관심한 것같아 속상하고 시아버님은 아가씨 바라기에다 아무래도 아가는 이모님과 같이 있으니 시간이 나도 아가씨에게 쓰게 된달까. 짠해서 더 많이 안아주고 놀아주고 싶은데 체력도, 시간도 안 되는게 안타깝다 ㅠㅠ 그래도 아가를 안고 있으면 넘 좋다. 따끈따끈하고 보송보송하고 아기 냄새 솔솔. 물론 10분만 지나면 딴 짓하고 싶어지는게 함정.

 아가는 태열이 너무 오래가는 것같아 소아과에 갔더니 아토피라고 ㅠㅠ 아토피 센터에 가고 분유도 HA 분유를 써야할 지 모른다고 해서 한동안 멘붕이었다. 로션은 다 제로이드로 바꾸고 침구도 다 알레르망 베이비에서 사고 분유는 HA  분유는 맛이 없다고 그래서 혹시 몰라 아가씨때 먹였던 분유로 바꿨다. 통목욕은 원래 하고 있었으니까... 아침에도 홀딱 벗기고 로션을 떡칠하고 시간날때마다 열심히 발랐더니 쏙 들어갔다! 다행히 아토피는 아니었는지. 아토피센터 예약은 취소해야겠다. 아가씨는 아토베리어 쓰고 아가는 제로이드 쓰니 로션값만 해도 ㅎㄷㄷ이구나.

요즘 말을 너무너무 안 들어서 스트레스고 화내고 잘 안 놀아주게 되다가도 자는 아가씨의 천사같은 얼굴을 보면서 폭풍반성하는 나날의 연속인데 이야기해보니 이맘때 애들둔 엄마들이 다 비슷해서 위안이 되고 있다. 무서운건 5세나 6세때도 말을 안 듣는대! 어떡하지 ...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