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에서

둘째와 만난지도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2년만에 다시 격는 제왕절개는 역시 힘들었다. ㅠㅠ 그때 다시는 안 낳겠다고 했는데 역시 인간은 망각의 동물...

입원당일날은 아침에 일어나서 마트가서 아가씨 먹을것좀 사놓고 찾아오신 시어머니와 이야기 좀 하다 병원행. 4인실 신청이었는데 2 인실밖에 없단다. 그럴줄알았지. 그냥 2인실 계속 쓰겠다고했다. 모자동실 해야하는데 4인실쓰면 너무 민폐일것같기도 하고... 병실 좀 기다리라고해서 지하 중국집에서 배채우고 나니 연락와서 병실로. 인터뷰하고 이것저것 설명듣고 제모하고 초음파검사 받고 그래도 시간이 한참 남아서 남편이랑 오랜만에 오붓하게 둘이서 영화 한편 봤다. 다음날 수술이라 생각하니 긴장도 되고 머리도 너무 아파서 거의 날밤샜다. 아침 첫 수술이라 7시 40분쯤 휠체어타고 분만실내의 수술실로 향했다. 척추마취하고 소독하고 순식간에 아기가 나왔다. 울음소리가 우렁차다. 아가씨는 태어났을때 잘 안 울었었는데... 소독포에 감긴 빨간 아기를 보여준 뒤 바로 재워줬다. 깨어나니 침대에서 옮겨지고 있었고 병실로 돌아와서 헤롱헤롱하고 있으니 아기가 왔다. 마취가 깨는지 서서히 배는 아파오고... 남편은 저녁때 오기로하고 친정엄마랑 교대. 신생아실 간호사가 와서 모유수유하는 법을 알려준다. 아가씨땐 젖이 안 돌아서 조리원가서야 겨우 나왔는데 계속 빈젖만 빨리다 탈수라도 되는거 아닌가 걱정되었지만 다 괜찮단다. 갓태어난 아이인데도 몇번 빨긴한다. 첫날은 정말 힘들었다. 척추마취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배는 아파오고 땡기고 움직이는깃도 고통이고 그 와중에 애는 우는데 남편은 넉다운되서 깨지도 않고... 그나마 전동침대여서 다행이었다. 휴...
힘든것과 별개로 아기는 너무너무 이쁘다. 정말 작고 연약해보여서 아가씨도 이렇게 작았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가씨와 닮은 것같은데 아빠얼굴보단 내 얼굴쪽인것같다. 우리 아가는. 모유수유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어짜피 밤에도 새벽에도 혈압잰다, 채혈한다, 뭐한다 사람들이 계속 다녀가서 거의 못 자서 잠깐잠깐 기절하듯 자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다들 친절하고 수유는 잘 안되서 식은 땀이 줄줄 흘렀지만 신생아실 선생님들이 매번 잘 알려주시고. 배는 아프고 머리는 떡지고 씻고는 싶고 땀 흘려서 찜찜하고 정말 다시는 수술하고 싶지 않다ㅠㅠ
결국 아가는 몸무게가 많이 줄어서 남편이 신생아실가서 분유먹여달라고 했다. 뭔가 아쉽기도 하고 그렇네. 아가씨때는 직수도 잘 안되서 유축해서 먹이다 복직할때쯤 단유했는데 이번엔 잘 될것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흑흑
2인실 쓴 4박동안 이틀은 옆자리에 아무도 없어서 일인실처럼 썼다. 아가씨때는 3인실을 1인실처럼 쓰더니 병실운은 있나봐. 그래도 입원하긴 싫다 ㅠㅠ 모자동실이어서 어쩔수없이 움직여서 그런건지 모유수유의 힘인지는 몰라도 회복은 아가씨때보다 빠른것같다. 다리 붓기도 별로 없고...
병원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조리원에 와있다. 가족실 쓰고 있으나 아가씨가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무용지물 ㅠㅠ 조리원에서는 배고프면 분유먹여야한다는 분위기여서 완모의 꿈은 더 멀어진것같다. 어차피 복직하면 분유로 가겠지만 그래도 아쉬워 흑흑
아가씨도 걱정이다. 잘 지내는 이모님과도 안녕. 갑자기 동생 생기고 이제 어린이집도 가야하고 갑자기 환경이 너무 바뀌니 스트레스 받지않을까 걱정. 그렇지않아도 요즘 자기 고집이 세지고 점점 힘도 세지니 통제하기도 힘든데다가 자기 기분 안 좋으면 말도 안 되는 짜증부려서 답답한 상황이 많은데 더 심해질까 근심이 가득. 그래도 동생 보고 싶다고 그러고 동생 이쁘다 그러는거보니 다행이다싶고. 처음 본 날은 얼음이 되고 둘째날은 동생 나가라고 울고불고하더니 그래도 좋은가보다. 한 2년만 버티면 둘이서 잘 놀겠지? 서로의 베프가 되렴.
조리원생활은 다소 지겹고 생각보다 못 자고 있지만 이게 당분간 없을 여유로운 시간이라 생각하니 너무나 소중하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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