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당 재검 통과

지난주 금요일 임당검사를 했다. 아가씨때 135로 아슬아슬하게 통과였고 예전에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다산모여서 걱정했는데 149로 재검 당첨 ㅠ ㅠ 여름이라 과일이 싸니 엄청 먹기는 했다ㅠㅠ 선생님이 전반적으로 체중이 많이 불은건 아니지만 지난 한달간 갑자기 늘어서 조심해야할것같다며 당분간 과일금지에 다음 진료시까지 살 찌지 말고 오라며 흑흑 금요일부터 식이조절 들어가서 현미밥에 과자, 아이스크림, 과일 일체 안 먹고 반찬도 나물위주로 먹었다. 회사에서도 과자 간식 안 먹으려구 오이랑 호밀빵 싸가고 아침밥은 호밀빵으로 만든 샌드위치(치즈, 토마토, 소고기, 상추한장으로 간단히 만든)싸갔다. 평소엔 아침에 두유하나먹고 주전부리먹는데 사실 몸에 안 좋긴 하지...호밀빵샌드위치 먹으니 식후 두시간혈당이 98. 엄청 좋다. 임당검사전에 소세지빵이랑 제과점샌드위치먹고 잰 두시간혈당은 118이었는데...여튼 며칠간 빡세게 관리하고 오늘 재검했다. 오전 9시반에 도착해서 구역질나는 시약먹고 피 4번뽑고 결과기다리는데 긴장해서 식은 땀이 줄줄. 전날 10시부터 금식했지만 설탕물 들이켜서 그런지 배는 그닥 고프진 않았지만 긴장되니 구역질이 난다ㅠㅠ 임당확진나면 아침, 점심 도시락 싸다니고 간식 챙겨야되고 혈당 계속 체크해야되고 내분비내과다녀야되고ㅠㅠ 휴가쓰기도 어려운데 이런 고민이 꼬리를 무니 더 긴장되었다. 게다가 내 앞에 진료본 임산부가 임당확진판정받고 무거운 표정으로 진료안내받는거보니 더더욱 그랬다. 식은 땀 흘리며 진료보러갔는데 정말 다행히 무사통과. 4번다 통과라고. 진료보고 나오는데 그제야 허기가 강력하게 밀려오며 손발이 떨리기 시작했다. 병원 지하의 중식당에서 짜장면, 탕수육, 짬뽕 시켜놓고 친정엄마와 간만에 고칼로리, 고탄수파티. 앞으로도 조심조심해야겠지만 이번만은 만찬을 즐기고 싶었다는... 배터지게 먹었다. 아 정말 다행이야ㅠㅠ
아가씨는 두돌이 되었다. 시댁에서 간단히 케이크에 떡놓고 생일파티. 생일이라고 그냥 케이크 달란대로 주니 어찌나 잘 먹던지...요즘 떼도 늘고 짜증도 늘었지만 그래도 건강하게 커줘서 얼마나 감사한지.
월요일에 퇴근하고 아가씨와 킥보트타러 나갔다. 헬멧 씌우고 아파트 단지내 운동장같은데 갔다. 트랙같은게 있어서 킥보드나 자전거타는데인데 평상시엔 공놀이하는 아이들이나 자전거타는 큰애들이 있는데 그 날은 아가씨와 아가씨 또래의 남자애 둘 밖에 없어서 신나게 트랙따라 돌고 있었다. 나랑 친정엄마는 아가씨 따라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고. 그런데 저 멀리서 좀 큰 애가 어른자전거같은걸 타고 달려오는것이 아닌가. 아가씨가 있느니 당연히 멈춰서리라는 생각과 달리 속도를 줄이지도 않고 그대로 박아버렸다. 순간 억하면서 '야 너 미쳤어?' 를 외치며 달려가서 아가씨를 안아올렸다. 외관상다친곳은 없어보였는데 입술사이로 피가 줄줄. 심장이 뒤집어지는 느낌이었다. 손수건으로 피닦고 살펴보니 입안쪽이 꽤 깊게 찢어졌다. 피는 다행히 금방 멎었고... 헬멧을 쓰고 있어서 그런지 머리쪽은 괜찮은것같고, 팔다리 만지면서 '아파? 괜찮아?' 묻자 '아나파'라 그런다. 급하게 애 번호따고 남편한테 전화하니 피 멎었고 그러면 일단 내일까지 지켜보고 일단 그 애 엄마한테는 전화해서 상황설명하라고. 전화하니 정말 죄송하다며, 그래서 혹시 내일 병원가게되서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하면 연락드리고 아니면 따로 연락하진 않을껀데 그래도 미리 이야기해두는게 맞는것같아서 통화한다고, 그렇게 이야기해두었다. 다행히 아가씨는 볼이 붓고 살짝 멍든것같긴 했지만 얼굴이 안 다쳐서 다행이야ㅠㅠ 자전거랑 킥보드랑 완전 엉켰는데... 진짜 아이들 다치는건 순식간같다. 흑흑 그 난리에도 아가씨는 울지도 않고 놀이터가서 신나게 놀고 '아프니까 아ㅡ스크림 먹어야돼~'이러고 파바가서 아이스캔디 하나 물고 귀가했다. 그 다음날 친정어머니가 가정의학과데려가니 괜찮다고 그랬다고. 그 집 엄마에게 따로 연락은 안 했다. 크게 안 다쳐 다행이지만 등골이 오싹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꼭 헬멧씌워다녀야겠다는 교훈을...
남편은 저번주에 상대차량이 중앙선 침범하면서 옆을 긁는 사고를 당했는데 아가씨도 사고가 나니 이제 남은건 나라며 조심하라고. 사고라는게 나만 조심한다고 안 나는게 아닌것같다.

여름휴가

괌이나 사이판 등에 가볼까해서 아가씨 여권까지 만들었었는데 임신하는 관계로 결국 국내여행. 그래도 여행은 즐겁다.

첫날은 냉장고 탈탈털어 아침밥 해먹고 용인에 있는 장수촌에 갔다. 누룽지 삼계탕이 맛있다는 곳인데 점심시간을 넘긴 2시인데도 대기가 한참이었다. 한 2-30분 기다려서 바닥자리에 착석. 줄 서서 먹을만한 맛은 아닌것같지만 누룽지 닭죽은 맛있었다. 아가씨도 맛있게 뇸뇸. 밥 먹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더숨 포레스트로 에버랜드에서 가깝다고 해서 정한 곳. 후기만큼 좋진 않았지만 그냥저냥 있을만 했다. 호텔형보다는 콘도형이 더 좋아보였고 나름 유럽풍으로 꾸며놓은 곳인데 콘도쪽 계단을 올라가봤는데 (아가씨가 올라가고 싶어해서...) 꽤 유럽느낌이 났다. 작은 실외수영장이 있어 수영하러 갔는데 아무래도 산중턱에 있는 호텔이다보니 물이 차갑고 유아풀은 물이 미지근했지만 물에서 냄새가 나서 한시간정도 놀고 그냥 올라왔다. 예민한 편도 아니고 오히려 둔한 편인데 수영장물이 눈에 들어가니 눈이 따갑고 아프고 이상한 냄새가 나니 아가씨가 아무리 좋아해도 오래 있기가 찜찜했다. 다행히 아가씨도 추웠는지 '차가워''차가워' 이러다 그냥 얌전히 들어가더라. 씻고 저녁먹을 시간이 되었는데 차타고 또 나가기도 귀찮아서 호텔 내에 레스토랑에서 먹었다. 돈까스와 피자, 레몬에이드를 시켜서 먹었는데 아가씨는 잘 먹지도 않고 ㅠㅠ 음식은 그냥 쏘쏘. 레몬에이드는 맛있었다. 다만 다음날 나가다 보니 바로 옆에 타이씨암이라는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거기가 나름 맛집이었서서 혹시나 다음에 더숨포레스트에 묵을 일이 있으면 그 식당에 가보려 한다. 호텔 내 산책 좀 하다 모기에게 다 뜯기고 ㅠㅠ 편의점에서 과자 하나 사들고 방으로 돌아와 취침.

 다음날 에버랜드 오픈시간이 10시이니 일찌감치 일어나서 준비. 늦잠자고 싶어도 몸이 출근시간에 세팅된건지 새벽 6시가 좀 넘으면 저절로 깬다. 흑흑. 졸려서 뒹굴뒹굴하는 아가씨를 억지로 깨워서 조식식당에 가서 아침식사를 했다. 먹을건 뭐, 쌀밥이랑 스프(오뚜기맛), 북어국, 불고기, 에그 스크램블, 베이컨, 요거트, 빵 등이 있었고 딱히 맛있진 않았지만 그냥 저냥 먹을 만했다. 아가씨는 북어국에 밥 말아서 먹이고 김에 밥 싸서 먹이고 그래도 나름 잘 먹었다. 숙소에 돌아와 짐싸서 에버랜드로 출발. 10시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메인주차장은 만차. 심지어 발렛주차도 만차라고. 결국 1주차장에 세우고 셔틀타고 갔다. 신비의 나라 에버랜드~ 도착해서 제일먼저 향한곳은 로스트밸리! 아직 기다리는게 익숙치 않은 아가씨에게 그래도 보여주고 싶어서 숙박까지 했다. ㅠㅠ (근데 생각해보니 그냥 큐패스 사서 갈껄...) 입구에서 타는 곳까지는 거리가 길지만 동물들 케이지도 있고 볼거리가 많아서 그렇게 지겹진 않았다. 얼마 안 기다리고 탑승. 수륙양용차를 타고 여러 동물들을 보는 건데 아가씨는 별로 관심이 없다. 어제 내가 '뽕뽕이~ 내일 호랑이 어흥도 보고 코끼리도 볼꺼야' 하니 신나서 '호랑이 보고 코-끼 보자!' 그러더니만 ㅠㅠ 뚱한 표정으로 바로 눈 앞에 기린이 얼굴을 갖다대도 무관심. 흑흑 로스트밸리를 관람하고 아마존 익스프레스로 가니 줄이 어마어마하다. 한 5분 줄서니 아가씨는 땡깡부리기 시작. 게다가 임산부는 탑승이 안 된단다. 사실 그냥 안 보고 갔음 했지만 남편이 타고 싶어하는 것같아 나는 입구에서 나가고 남편과 아가씨만 줄 서서 대기. 아가씨는 나가고 싶다고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 소프트 아이스크림 하나 사서 달랜다고 대령하고 물티슈 대령하고 ㅠㅠ 남편말론 타서도 별 흥미가 없었다고. 제일 아쉬운 코스였다. 줄 서느라 그 고생을 했는데... 아마존 익스프레스타고 그 앞에 붕붕카타는 곳이 있어서 거기서 한참 놀고 슬슬 밥 먹으러 걸어갈까하는데 사파리 대기 시간이 고작 5분! 좋은 기회일 것같아서 재빨리 사파리로 들어갔다. 얼마 안 기다리고 금방 탑승. 로스트밸리보다 사파리가 더 재미있었다. 호랑이들도 많고, 아가씨도 로스트밸리보다는 더 열심히 본 듯. 로스트밸리에서 나와서 식당에서 식사했다. 비싸고 맛 없다고 하는데 그냥저냥 먹을만했다. 아가씨는 규동세트에 나온 우동면만 열심히 흡입하고 나머지는 거들떠도 안 봤다. ㅠㅠ 밥 먹고 기저귀 갈고 하니 급 업된 아가씨. 방방뛰고 난리가 났다. 에버랜드 곳곳에 더위식히라고 물안개가 나오는 큰 선풍기들이 있었는데 거기서 한참 신나게 놀고 키즈커버리 예약시간이 되어서 키즈커버리행. 거기서도 또 신나게 뛰어놀고-나는 다리랑 골반이 너무 아파서 좀 쉬었다.- 유모차에 태우자마자 떡실신했다. 저번에 왔을 때도 느낀거지만 아직 에버랜드는 조금 이른 것같기도 하고... 근데 가면 힘들긴해도 나도 좀 설레고 이런게 있어서 ㅠㅠ 철 덜든 어른 ㅠㅠ 차 태워서 속초로. 새로 개통된 고속도로의 힘인지 한 2시간이면 도착하더라 ㄷㄷㄷ

 속초에서 묵은 곳은 새로 생긴 롯데 리조트. 2박하면 좋을텐데 1박밖에 안 되서 흑흑. 게다가 추석연휴때는 벌써 마감되었더라. 나름 속초에서 제일 핫한 (?) 곳인가보다. 대포항 지나서 바로 나오고 새로 지어서 그런지 모든게 번쩍번쩍. 전 객실 오션뷰에 바다전망이 정말 아름답다. 다만 밤이 되면 너무 깜깜해서 조금 무섭기도 ^^;;; 보통 여기 묶으면 대포항에 가서 많이 식사하는 것같았지만 8시부터 10시까지 투숙객 대상으로 인피니티 풀 개방한다고 해서 그냥 지하 식당에서 먹었다. natural soul kitchen 이란 이름이었는데 한식 위주의 푸드코드로 가격은 15000대 정도였다. 아가씨랑 같이 먹을거라 떡갈비정식이랑 고등어 구이 정식 시켰다. 역시 식당도 새로 만든거라 번쩍번쩍하고 인테리어도 검은 색위주로 나름 럭셔리하다. 아가씨는 떡갈비는 다 밷어버리고 고등어 구이만 흡입. 식사 자체는 꽤 맛있었다. 기름기 통통한 고등어도 비린내 안 나고 맛있었고 찬들도 정갈하고 깔끔했는데 딱 하나 단점이 있다면 밥 량이 너무너무 적었다. 어디가서 밥 한그릇 다 먹어본 적이 없는데 여기서는 아가씨랑 같이 먹었다치더라도 양이 너무 적어서 ㅠㅠ 반찬은 이렇게 많이 주면서 왜 밥은 적게 주는 걸까... 식사 마치고 재빨리 수영복 챙겨서 인피니티 풀로 향했다. 늦여름이여서 그런건지 밤이 되니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서 좀 추웠지만 바데풀 안은 적당한 온도여서 꽤 잘 놀았다. 다만 어떤 초등학교 아이로 보이는 애가 튜브타고 돌아다니다 가족들끼리 장난치면서 아가씨 이마에 발길질해서 열받아 죽는줄. 옆에 다른 부부가 '아기 괜찮아요? 세게 맞은 것같은데...' 하고 걱정해줄 정도였는데 그 옆에 있던 그 애 엄마는 미안하단 말 한마디 안하더라. 너무 열받아서 화가 주체가 안 될 정도였다. 만약 아가씨가 울고 그랬으면 폭팔했을 텐데 또 울지도 않고 잘 놀아서 화내기도 뻘줌하고... 그래도 나머지 시간동안 즐겁게 놀고 나왔다. 다 씻고 나와서 숙소로 돌아와 뒹굴뒹굴하다 취침. 우리가 묶은 방은 30평대 콘도였는데 방이 두개에 화장실도 두개. 한 방은 온돌방이고 다른 방은 침대방이어서 남편과 아가씨는 온돌방에 재우고 나는 침대에서 잤다. 침대가 생각만큼 푹신하진 않아 아쉬웠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조용한 방에서 혼자 자니 너무나 행복했다.

 아침에 일어나 빈둥거리다 조식먹으러 갔다. 아가씨 데리고 다니려니 뭐 차려먹기도 귀찮고 나가서 먹기도 귀찮고 그냥 조식부페 먹는게 제일 편한 것같다. 29000원이었는데 회원권 있으면 10% 할인된다. 아직 생긴지 얼마 안 되서 그런건지 좌석은 비어있는데 웨이팅이 있다. 좀 기다리다 착석. 직원들은 친절했으나 역시 초반이여서 그런지 뭔가 어수선. 비어있는 음식들도 한참있다 채워지고...그래도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맛있었다. 특히 훈제연어가 맛있었고 남편 말로는 우동도 맛있었다고. 라떼 한잔 내려서 먹고 있으니 넘넘 좋다. 식사 하고 짐 싸서 체크아웃하고 속초 해수욕장으로 향했는데... 파도가 심해서 입수 금지 ㅠㅠ 그냥 바다에 발만 담그자~ 해서 갔는데 펜스를 쳐놔서 바다에 접근도 못하게 해놨다. 사실 펜스 안 쳐놔도 파도가 심해서 발을 담글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흑흑. 돗자리 피고 거기서 한참동안 바다를 바라봤다. 아가씨는 모래놀이 삼매경. 내년에는 모래놀이 세트를 사가지고 와야겠다. 속초 해수욕장에서 한참 놀고 리조트내 워터파크로 향했다. 정가는 6만원인데 회원권있으면 50% 할인. 근데 보통 동반 1인까지는 같이 해줄텐데 여기는 카드 하나당 한 사람만 할인해준다. 다행히 우리는 두장 있어서 다 할인받았다. 워터파크는 역시 새로 생긴곳답게 깨끗하고 물에서 냄새도 안 났다. 다만 날이 좀 서늘해서 야외 시설 이용하기가 애매했다. 배나온 임산부는 여기저기서 계속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라고 주의받고 ㅠㅠ 가드들이 나만 지나가면 긴장하더라. 입구에서부터 아쿠아슈즈 사서 신는게 어떻겠냐고 다들 난리고... 아마 전에 임산부가 넘어져서 문제가 있었던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들 나만 보면 긴장해서 뻘쭘했다. 야외 바데풀은 물 온도가 괜찮아서 좀 추워도 들어가 있을만 했다. 한겨울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물놀이 하고 나온 아가씨는 차안에서 기절. 밖에는 빗줄기가 굵어지고 있었다. 결국 남편혼자 우산쓰고 중앙시장가서 중앙닭강정이랑 새우튀김, 대게튀김사오고 청초수물회가서 물회 포장해왔다. 아가씨용으로 전복죽도 포장하려고했는데 전복죽은 포장이 안 된다고 ㅠㅠ 차안에서 깬 아가씨는 대게튀김을 두개나 먹고 뚱한 표정이긴 했지만 그래도 용평까지 화 안 내고 잘 왔다. 용평에 도착해서 편의점에서 햇반 미역국 사서 아가씨 먹이고... 사실 3일째 아가씨가 응가를 안해서 마음이 타고 있었다. 요거트도 많이 먹였는데 흑흑. 아무래도 계속 외식하다보니 탄수화물 위주에다 우리나라 채소 요리가 매운 게 많다보니 아가씨 줄 게 없고... 그렇지 않아도 편식이 심해지고 있는데. 미역국은 좀 짜서 물 타서 주니 그래도 잘 먹었고 배부르고 한 숨자서 원기보충한 아가씨는 춤추고 뛰어놀다 씻고 뒹굴뒹굴하다 잠 들었다. 남편과 아가씨가 자는 사이 나는 중앙 닭강정 흡입. 만석 닭강정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여기껀 너무 맛있다. 엄청 먹어치우고 부른 배를 감싸안고 죄책감과 함께 잠이 들었다.

 네번째날 아침은 비가 너무 내렸다. 남편도 나도, 여행온게 아니라 극기훈련온 것같다고 할 정도로 힘들어서 그냥 오늘은 아무것도 안 하고 쉬기로 했다. 아침은 조식뷔페로 때우고 곤돌라타고 산 위로 올라갔다. 곤돌라 내에서 아가씨는 신기하리만큼 조용. 비오는 곤돌라 안이 조금은 낯설고 무서웠나보다. 정상에서 비가 와도 우산쓰고 좀 돌아다녀볼까했는데 바람이 너무너무 강해서 도저히 불가능. 그냥 내부의 휴게소 같은데서 라떼한잔 시켜먹고 시간을 때웠다. 그 와중에 아가씨는 까불거리다 바닥에 머리가 쾅. 큰 소리가 날 정도로 박았다 ㅠㅠ 곤돌라 타고 내려와서 리조트내 키즈카페에 갔다. 남편과 아가씨가 노는 동안 나는 리조트 내에 스파가서 맛사지받았다. 아우 넘 좋아. 효과는 없는 것같지만... 점심먹기 좀 애매한 시간이라 아가씨는 빵 사주고 귤 좀 먹이고 남편과 아가씨는 낮잠잤다. 한 숨 자고 일어나 소고기 구워먹으로 평창한우타운으로. 셀프 구이집인데 살치살과 등심, 차돌박이 골라 구워서 주니 아가씨는 말 그래도 흡입했다. 잘라주면 어찌나 열심히 손으로 주워먹는지... 누룽지랑 구워먹는 치즈까지 먹고 배 빵빵해져서 나왔다. 4일가까이 응가를 안 한 아가씨. 마음이 활활 타올라서 편의점에서 카스피해 요거트 사다 먹이고 리조트내 게임장에 갔다. 아가씨는 붕붕카 신나게 타고 농구 게임도 하지도 못 하면서 계속 하자고 졸라서 두번이나 아빠를 혹사시키고 -본인도 흉내는 잘 냈다. 공이 안 날라가서 그렇지- 안 가겠다고 뻐팅기는걸 겨우 끌고 왔다. 숙소에서 씻기고 쉬는데 세상에! 응가를 했다. 며칠 묵힌 거라 그런지 냄새가 아휴~ 그래도 응가해서 잘 했다고 궁디 토닥토닥해주고 과일 먹고 취침.

 마지막날은 다행히도 비가 멎었다. 만세! 다 같이 늦잠자고 일어나 짐 싸서 체크아웃하고 황태촌에 가서 황태미역국과 황태정식으로 아점을 먹었다. 아점먹고 월정사로. 꽤 관광객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조용한 전나무길을 걷자니 여기저기서 피톤치드가 뿜뿜하는 느낌! 게다가 다람쥐들이 여기저기 나타나고 아가씨도 좋아하고...힘들긴 했지만 즐거운 산책길이었다. 전나무길의 다람쥐들은 사람을 별로 안 무서워하는지 가까이 가도 안 도망가는 아이들도 있어서 신기했다.  다람쥐는 설치류인데도 왜 귀여운걸까. 막판엔 햇빛도 좀 나서 더 즐거웠다. 즐거운 산책을 마치고 차 타고 서울로 향했다. 저녁은 그냥 외식하기로. 제 2롯데월드가서 편백집에서 먹고 마트에서 장도 좀 보고 집으로 가서 짐 정리하고 이것저것하고 나니 잘 시간. 이렇게 휴가가 끝났다.

 이번 휴가에서 배운건 어딜가든 숙소는 2박이상 잡자는 것. 하루씩 이동했더니 정신없고 이거 뭐 이동시간이 너무 길어서 ㅠㅠ 그걸 빼면 힘들지만 즐거운 여행이었다. 날씨는 아쉬웠고 카페에 하루도 못 간것도 아쉽지만 아가씨랑 외식도 이제 꽤 할만 하고 말이지. 10월 추석연휴때도 어딘가 가고 싶은데 숙박할 때가 있으려나 모르겠당 흑흑 그냥 서울 나들이나 해야할 듯

잊어버릴까 쓰는 기록들

저녁을 먹고 양치를 하고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떡하니 화장실 문앞에서 대기중이던 아가씨.
 '엄마 이빨 닦았어~'
 '뽕뽕이도 이빨 닦았어~ 반짝반짝하지이~'
 '정말?'
 '엄마 이빨도 반짝반짝해'
 '그래?''
 '잘했어'
우와 나 딸한테 칭찬받음 ㅋㅋㅋ

주말 밥 먹고 소화도 시킬겸 동네 산책을 했다. 바람 한점 없는 습기찬 저녁이라니! 그래도 아가씨는 킥보드 한참 타고 놀이터에서 한참 놀다 들어왔다. 놀이터에 좀 큰 아이들 용으로 매달려서 빙빙 돌 수 있는 기구가 있는데 언니들이 그걸 타는걸 본 아가씨가 본인도 태워달라고 성화. 남편이 아가씨를 번쩍 들어서 손잡이를 잡게 해준것까진 좋았는데 갑자기 아가씨를 놓더니 휙 밀었다. 본인은 좀 큰 애들이 노는 것처럼 아가씨가 매달려서 빙빙 도는걸 생각했던 것같은데 아가씨 악력으론 2초도 못 버티니 당연히 밑으로 굴러 떨어졌다. 자기 키보다 높은데서 떨어졌으니 놀란 아가씨는 울먹울먹하다가 으앙 울음을 터뜨렸다. 다행히 놀이터 바닥이 푹신푹신하고 엉덩이로 떨어져서 기저귀가 완충작용을 했는지 크게 다친 곳은 없어보인다. 그 이후로 아가씨는 울면서 '언니만, 언니만'을 외쳤다는...(언니만 타야하는 놀이기구로 ㅋ)

 월요일엔 길게 여행다녀온 친정어머니가 아가씨와 만났다. 아가씨는 할머니 보자마자 함박웃음. 할머니가 삼촌 보러 가야한다고 하니 안된다고, 할머니랑 같이 가야한다고 떼를 써서 같은 단지 동갑내기 친구 만나러 가자고 꼬셔서 겨우 헤어졌다. 준비될때까지 그 집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친구네 집 가고 싶다고 그래서 결국 친구네 집 행. 그렇게 보고 싶다고 그러더니 막상 만나니 둘이 따로 논다 ㅋㅋㅋㅋ 아..아직 같이 놀 나이는 아닌가봐. 그래도 아가씨는 새로운 장남감이 가득한 그 집에서 신나게 놀다가 집에 안 가겠다고 떼를 와방 쓰고 결국 엄마에게 끌려 집으로 향했다.

아가씨는 저번 주말, 일요일부터 열이 나기 시작했다. 일요일 아침. 아가씨는 진밥, 남편과 나는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고 남편과 아가씨는 동네 산책하고 난 뒷정리하고... 집에 와서 좀 쉬다 키즈카페갈 예정이었는데 남편이 '그럼 한 3시쯤 방방이 타러 가지'란 말을 들은 아가씨가 '지금! 지금! 지금 가!' 라며 난리가 나서 ㅠㅠ 쉬지도 못하고 키즈카페행. 그런데 카시트에 아가씨를 태우는데 뭔가 뜨끈뜨끈하다. 이마를 만지니 좀 따뜻하고 겨드랑이도 따뜻. 볼과 팔다리는 서늘한데... 좀 불안해서 남편한테 말했더니 잘 놀고 그러니 괜찮을 거라며 그러고 내가 봐도 컨디션 나빠보이지 않고 뜨거운 건 아니라서 그냥 가기로 했다. 아가씨는 키즈 카페가서 생각보다 뚱한 표정으로 여기 저기 돌아다니고 방방이도 몇번 신나게 타더니 시큰둥. 애매한 시간대라 배가 고파서 우동시켜서 나눠먹었는데 엄청 잘 먹었다. 남편은 밥도 잘 먹고 잘 노니까 괜찮은거라며 그랬는데 온지 한시간정도 지났는데 갑자기 쉬고 싶어한다. 키즈 카페 내 침대에 속싸개 깔고 눕혀놓으니 집에 가고 싶다고. 집에 가고 싶다는 말 들은건 아플때뿐인데 ㅠㅠ 컨디션도 안 좋아보여서 아쉽지반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서 침대에 눕히니 애착 수건 끼고 뒹굴뒹굴. 급하게 체온을 재니 열이 38도다. 해열제 먹일까 고민하다 자는 애 깨우는게 좀 그래서 그냥 지켜봤는데 한시간뒤 재니 무려 39.2도. 갑자기 타서 해열체 먹이고 마트 가서 보리차에 포카리 스웨트 사고 계속 지키고 열재고 그랬다. 그 와중에 잘만 자는 남편. 이 와중에 잠이 오냐며 타박했는데 할게 없지 않냐는 .... 아..원망스럽다. 진짜. 다행히 해열제 약발이 드는지 죽도 잘 먹고 뽀로로도 열심히 보고 (아픈게 불쌍해서 오래 틀어줌) 잘 때쯤되니 약기운이 떨어졌는지 다시 열나서 해열제 먹고 취침. 피곤했는지 9시에 잔다. 흑흑 중간에 계속 열 재고 새벽에 해열제 한번 더 먹이고 열 재고 신경 쓰느라 거의 못 잤다. ㅠㅠ 월요일 아침 땡하자마자 간 소아과에서는 특별히 원인이 없는 것같다며 해열제만 처방받아 옴. 다행히 수요일부터 열은 안 나고 컨디션 정상 회복. 수요일 퇴근 후에는 놀이터 두군데를 돌아다니며 날라다녔다. 어휴 다행. 지금까지 아가씨가 건강하게 커준게 너무너무 감사하다는걸 또다시 느꼈다. 나같은 소심한 인간은 아가씨가 좀 아팠으면 일상생활 불가했을 듯 ㅠㅠ

그래도 이번주에 드디어 휴가다! 아아 빨리 쉬고 싶어 ㅠㅠ

언어 기록 + 잡담

요즘 말이 쑥쑥 늘면서 재미있는 일도 많다.
 주말 아침에 일어나서 날이 흐리니 창을 가르치며 '해가 구름 뒤에 숨었네?' 하는데 깜짝 놀랐다. 뭐 해달라는게 아니라 제대로 된 문장을 구사하다니! 그래도 제일 많이 하는 말은 '안돼''시러''뽕뽕이가 할꺼야' 등등 ㅠㅠ
한때 숫자세기에 심취해있더니 잘 안되는지 요즘은 시큰둥. 그래도 다섯까지는 센다. 의미를 아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나, 둘 까지는 세는게 가능한것같다. '뽕뽕이 손가락 몇개?'그러면 '하나, 둘, 셋, 넷, 다섯, 일곱' '아니 여섯~' '여섯, 일곱(멀뚱멀뚱)''여덟' 여덟, 아호옵, 열' 이런 식. 잘 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고... 뭐 때가 되면 다 하겠지. 어쨌든 하이톤의 목소리와 발음때문에 말하는게 너무 귀엽다. 요즘은 핸드폰 가지고 혼자 꾹꾹 누루며 '하나 아홉 열 셋 네 여보세여? 네 네 네 (점점 목소리가 커짐) 알았어요' 이러면서 혼자 논다. 내가 저렇게 전화받나? ㅠㅠ '뽕뽕아~ 이거 저기다 갖다놓으세요' 그러면 '알았어'라고 대답하는데 너무 귀여워서 동영상이라도 찍고 싶다. 근데 핸드폰만 들이대면 돌진하는 아가씨 ㅠㅠ 찍을 수가 없다.
 이번 주말에는 근교의 수목원이 놀러갔다. 엄청 덥고 습기차서 힘들긴했지만 나름 보람찬 하루. 작은 우물에 개구리 있나 보자~ 그러고 가봤는데 아무것도 없어서 실망한 아가씨. '개구리가 너무 더워서 집에 갔나봐' 라고 말해주자 그날 저녁에 '개구리가 너무 더워서 집에 갔어'라고 말해준다. 귀여워 ㅠㅠ 잘 때는 애착 수건을 꼭 안고 뒹굴거리면서 혼잣말하면서 잘 때가 있는데 혼잣말 내용도 은근 웃기다. 저번에 귀를 세우고 들어보니 '오빠가 놀이터에 갔는데 미끄럼틀 탔는데 어두워져서~ 엄마가 없어 그래서어~ 중얼중얼' 이러면서 혼자 중얼중얼.
 가끔 뽀로로 틀어주는데 예전에는 화면이 변하는 거만 보고 좀 지겹다 싶으면 보지도 않았는데 요즘은 나름 내용을 이해하고 집중하는게 보인다. 티비속에 빨려들어갈것같이 보고 있는데 좀 무섭긴 하지만 일주일에 서너번정도니까 괜찮겠지,라며 스스로를 납득시키고 ㅠㅠ 그만 보자~ 이러면 '여기까지 보고!' 하도 이래서 한편 더 보여주고 끄곤 한다. 좀 울긴 하지만 단호하게 더 안 틀어주니 한번 끄면 이제 그러려니 하는 듯? 할 수 없는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다 날 쳐다보며 '해리처럼' 이런다. 음치인 해리처럼 노래했다는 거겠지?
 고집도 늘고 떼도 늘고 한창 힘들었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같다. 떼는 뭐, 여전히 쓰지만 그래도 떼쓰고 울고 불고 하는 시간이 조금 준 것같고, 말도 이전보다는 조금 통하고... 나름 아가씨와 지내는 시간들이 이전처럼 힘들진 않다. 어느정도 상호작용이 가능하달까 ㅋ 점점 아가씨와 보내는 시간이 즐거워지는것 같은데 둘째가 나온다고 생각하니 너무 무섭고 그렇다. 흑흑 내 인생이여
밥만 좀 잘 먹고 잠만 좀 잘 자주면 100점짜리 아가일텐데.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진 않기로 ^^;;;
 배는 점점 불러서 이제 좀 힘든 것같다. 아가씨때는 중기까지는 날라다녔던 것같은데 벌써 걷는 것도 힘들고 움직이는 것도 힘들고 골반도 아프고 흑흑 만삭때가 두렵다 진짜. 그렇지만 제일 무서운건 낳고 나서지만. 아직 산후조리원도, 산후도우미도 아무것도 안 알아보고 있다. 아아 귀찮아

주말

주말은 항상 순식간에 지나간다. 벌써 월요일이라니! 주중에는 시간이 어찌나 더디게 가는지...
이번 주에는 금요일엔 백종원 대패삼겹살 덮밥을 해먹었는데 제법 먹을만 했다. 백종원 레시피는 뭐든 중간은 하는 것 같아. 아가씨가 같이 먹고 싶어하길래 계란말이(를 빙자한 계란 부침) 좀 입에 쏙 넣어주고 같이 놀다 취침. 아가씨는 요즘 너무 늦게 잔다. 흑 11시는 넘어야 잘동 말동. 그것도 억지로 침대에 눕혀놔서 한번 소리지르고 울고 불고 한 다음에. 씻겨 놓으면 신나서 침대에서 춤추고 뒹굴거리고 흑흑 그러다가 어른들이 먼저 지치면 나가서 자기가 불 키고 놀고 ㅠㅠ 11시까진 괜찮은데 11시만 넘으면 신경이 예민해진다. 11시에 아가씨가 잠들어도 씻고 이것저것 준비하면 내가 자는 시간은 12시가 넘는단말이야 ㅠㅠ 게다가 아가씨는 아직도 중간에 한두번은 깬다. 흑 8시면 꿈나라라는 애들은 도대체 뉘집 애들이란 말인가... 부러워...
 토요일은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준비하고 시댁행. 시푸드 뷔페라는데를 갔는데 나름 괜찮아보였지만 회나 초밥을 빼면 다 튀김류여서 먹고 나니 속이 더부룩했다. 아가씨는 좀 먹다가 또 먹을 거로 장난치고 심심한지 계속 돌아다니고 그러다 좀 지치면 안아달라고 ㅠㅠ 다 먹고 마트에 가서 아가씨 과자랑 주스, 아가씨 물건등을 시부모님 찬스로 샀다. 아가씨가 돌아다니다 신발코너에서 미니 멜리사 가품처럼 생겼는데 불이 들어오는 샌들을 보고 좋아하자 시아버지께서 사주시겠다고, 다행히 사이즈가 없어서 못 샀다. 아버님. 쟤가 저보다 신발이 많아요 ㅠㅠ 시댁가서 난 쓰러질 것같아서 조금 쉬다가 나오니 아가씨가 벌거벗고 가디건만 걸치고 있는게 아닌가. 주스 먹다가 다 쏟았다고... 다행히 여분옷이 있어서 갈아입히고 과일 좀 먹고 시댁을 나섰다. 시아버님이 아가씨랑 안고 인사하다가 '뿅뿅아 할아버지랑 같이 살자' 이러시는데 가슴이 덜컹. 서...설마 그냥 하신 소리겠지? 아가씨 에너지를 감당하기엔 체력이 너무 비루해서 집에와서 뻗었는데 사촌오빠가 차일드 애플 책 준다고 해서 빈손으로 가기 좀 그래서 동네 제과점에서 롤케이크랑 조각 케이크 사고 오빠 만나서 책 받고 그러니 진짜 녹초가 되었다. 이 체력으로 애 둘을 어찌 키운담. 남편 체력은 더 못 믿겠고... 걱정이다 진짜.
 아가씨 밥만 차려주고 남편과 그냥 피자로 대충 때우고 씻고 떡실신.
 
 일요일은 고등학교 동창들과 브런치 모임이 있었다. 아가씨 일어나서 밥 먹이고 남편은 맥모닝 먹겠다고 나가는데 우리 아가씨. 자기도 나가고 싶다며 대성통곡을 한다. 좀 가여운 마음도 생겨서 재빨리 머리 빗기고 헬멧이랑 씽씽카, 기저귀 가방 챙겨서 나갔다. 밖은 더운 것도 그렇지만 습도 때문인지 온 몸이 끈적끈적. 킥보드 타고 있으니 남편이 맥모닝 사들고 와서 아가씨 맡기고 광화문으로 향했다. 주차장 입구 찾느라 좀 헤매긴했지만 도착한 곳은 테라로사. 브런치 메뉴가 괜찮다며 광화문에서 직장생활하는 친구가 추천한 곳. 주말 점심. 커피향 가득한 카페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얼굴엔 바쁜 기색이 없다. 넓은 접시에 타코와 샐러드, 볼에는 파스타를 받아서 여유있게 수다 삼매경을 떨다보니 아, 이런 삶은 정말 얼마만인가 싶었다. 난 혼자서도 잘 놀고 잘 다녀서 시간이 나면 혼자 이 일대를 잘 돌아다녔다. 시립 미술관도 가고, 하늘 공원도 가고... 카페도 가고... 그냥 이 여유가 너무나 그리웠다. ㅠㅠ 그래도 둘이 북작거리고 있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급해지고.. 친구들과 헤어져 집 근처에서 전화하니 동네 키즈카페라고. 키즈카페에 가니 다행인지 들어온지 얼마 안 되었단다. 킥보드 한참 타고 들어와서 낮잠자고 깨서 이제 키즈카페 와서 리조또 시켜서 남편이 밥 먹이고 있었다. 예전보다는 키즈카페에서 제법 혼자서도 잘 노는 아가씨. 어른들에게도 음료 한잔 들이킬 여유를 준다. 좀 있으면 앉아서 보기만 해도 되겠다! 동네 키즈카페여서 규모가 그닥 크지 않아 한두명정도 탈 수 있는 트렘폴린에 아가씨가 뛰고 있을 때 아가씨보다 좀 큰 여자아이가 와서 자기꺼라면서 얼굴을 확 쳤다. 난 그 장면을 못 봤는데 갑자기 남편이 정색하면서 그 아이에게 화내서 보니 때렸다고 ㅠㅠ 낯선 사람들에겐 감정표현을 거의 안 하는 아가씨는 그냥 멍 때리고 있더라. 흑 앞으로 아가씨가 어린이집에 가고 유치원가고 그러면 친구들끼리 저런 문제가 많을 텐데 어떻게 잘 대처해야할지 고민할 순간이 온 것같다. 키즈카페에서 놀고 밑에 마트에서 백숙할 영계사다가 집에 와서 백숙을 했다. 고기 잘게 잘라주고 찹쌀밥 주고 소금 살짝 뿌려주니 제법 잘 먹는다. 마지막에 닭죽까지 세 식구 배부르게 먹고 놀고 청소하다가 씻고 또 취침.

 늘 반복되는 삶이고 힘들지만 그래도 아가씨가 잘 커주는 것같아 늘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뱃 속의 아이도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니 부디 건강하게만 자라주길. 아가씨가 짜증내고 투정부리고 화낼때마다 울컥울컥하지만 사실 지금까지 크게 아프지 않고 잘 자라준 것만 해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앞으로도 부디 건강하게 커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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