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주말

아가씨가 많이 아팠다. 금요일부터 목이 아프다고 해서 소아과가서 약 받아 왔는데 토요일 오후엔 목소리가 아예 안 나오고 힘들어해서 급하게 늦게 까지 하는 병원 찾아 갔다. 감기 걸려도 코감기정도에서 끝나곤하던 아가씨였는데 밤새 한시간 간격으로 기침하고 목 아프다고 '호~해줘 호~해줘 입 안에다 해줘' 하면서 울고불고 ㅠㅠ 항생제 먹고 좀 차도가 있는가 싶었는데 이번엔 토하고 배 아프다고 울어서 다시 소아과행. 목이 많이 붓지는 않았다는데 왜이리 아파하는지... 다행히 어제부터는 기침도 줄고 화내는 것도 줄었다. 며칠간 밤에 제대로 자질 못했더니 너무 피곤하다. 흑흑 빨리 명랑한 아가씨로 돌아와 ㅠㅠ 맨날 울고 짜증내고 기침하고 이러는거보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 얼마나 아플까 ㅠㅠ 평소에 아가씨가 아빠랑 씻고 오면 두르고 있던 수건을 내리며 '짜잔~' 하면서 같이 놀았는데 어제는 짜잔도 안 하고 눕는 아가씨를 보니 눈물이 날 정도로 우울했다. 흑

 어제는 남편과 함께 휴가를 내고 이케아에 갔다. 이케아 식당에서 아점으로 잔뜩 시켰더니 25000원가까이 나왔다. 싼 것같지만 막 시키다 보면 사실 절대 싸지 않은 이케아 ㅠㅠ 아기 침대와 수납장 등 이것저것 사고 아가씨가 아프다고 해서 급하게 집에 돌아왔다. 예정대로라면 남편 생일날이어서 좀 괜찮은데서 저녁먹고 들어오려고 했는데... 케이크사서 노래부르고 촛불도 끄려고 했는데 졸리고 기분 안 좋은 아가씨는 안 하고 그냥 잔다고 ㅠㅠ 남편 생일인데 미역국도 못 해주고 좋은데서 밥도 못 먹고 미안한 하루였다. 내년에는 잘 해봐야지.

 아이를 키우면서 뭐, 계획대로 되는게 몇개나 되겠느냐만은,


이어서 쓰는 글. 한주가 지났다. 아가씨는 완전 회복해서 날라다니고...단지 맨날 나가자고 노래부르더니 아프고 나서는 마트가자 키즈카페가자 놀이터가자 꼬셔도 갈 생각을 안 한다ㅠㅠ 그래도 아픈데 없이 방실방실 잘 웃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이번주부터 출산휴가에 들어갔다. 어제는 이모님휴가라 하루종일 아가씨랑 있었는데 좀 힘들긴했지만 그래도 즐거운 하루였다. 밥먹고 치우고 설거지하고를 세번 반복했더니 하루가 훅 지나갔다 ㅋㅋ 그 와중에 선풍기 청소하고(이제야) 아기침대 범퍼빨고 세탁기돌리고 가습기 청소하고 이것저것하니 배가 뭉친다ㅠㅠ 겨우 아가씨 낮잠재우고 좀 쉬니 괜찮은듯. 출산가방도 싸야하고 젖병도 미리 사서 소독해놔야하고...할 건많은데 왜이리 만사가 귀찮은지...

주말에는 이케아에서 산 아기침대를 조립했다. 남편이랑 조립하는 동안 당연히 여기저기 참견하고 방해하는 아가씨. '누구 침대야?' 그러길래 '동생침대야. 아기침대' 그랬더니 '뽕뽕이는 엄마의 영원한 아기야?'이런다. 완성된 아기침대에도 자꾸 올라가고 싶어사고, 이케아에서 산 천으로 된 촉감책도 동생꺼라 그랬더니 '동생꺼 뽕뽕이껀데?' 이러는 아가씨. 더 많이 많이 사랑해줘야겠다. 어제는 내 차에 카시트도 설치했으니 추운 겨울이지만 출산휴가동안 아가씨랑 열심히 여기저기 다녀야지.

26개월 + 36주

이제 곧 출산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ㅠㅠ 하지만 준비는 하나도 하지 않았다는... 출산 휴가 신청도 해야하고 휴가동안 고생할 분들에게 선물도 사야하고 아기 것도 사야하고... 할 것은 많지만 힘들고 귀찮다는 이유로 다 미뤄두고 있다.
배는 정말 만삭 배에다 내려오기 시작해서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다. ㅠㅠ 가슴도 답답하고 숨도 차고 똑바로 눕지 못하니 옆으로 누워서 자는데 그러다보니 고질통인 어깨 통증이 악화되고... 그런 와중에도 이제 둘째 나오면 당분간 나가기 힘드니 친구들 만나러 주말마다 돌아다니고 있다. 근데 밖에 나가도 예전처럼 못 돌아다니니 너무 슬퍼 흑흑

 아가씨는 그 와중에도 쑥쑥 크고 있다. 요즘은 말하는게 정말 어린이 수준. 물론 크기도 어린이 수준이다. 게다가 머리도 크...... 어제 저녁에 복도를 우다다 뛰어다니길래 '지금은 밤이라서 뛰면 안 돼! 아랫집 아저씨가 '누가 이렇게 뛰나~' 하고 올라오면 엄마랑 아빠는 '뽕뽕이가 그랬어요'그러고 도망칠꺼야!' 이랬더니 '아랫집 아저씨 오면 '죄송합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다시는 안 그럴께요' 그럴꺼야!' 이런다. 아이코. 막상 다른 사람들 앞에선 얼음이 되면서. 그래서 침대는 배고 바닥은 상어가 사니까 살금살금 걸어야한다고 그랬더니 나름 재미있나보다. '상어 있어?' '없어' '그래도 상어가 올 수 있으니까 조심해서 살금살금 걸어야해!' 그러면 살금살금 소리내면서 천천히 걸어간다. 벌 인형이랑 노는 것도 좋아하는데 인형 가져다 주면서 벌 흉내내라고 ㅠㅠ 그래서 '안녕~ 나는 벌이야. 하늘을 날아서 윙윙~ 돌아다녀' '나도 하늘 날 수 있어! 이렇게~ 이렇게~ 번쩍 뛰면 저어기(천장을 가르키며)까지 가!' 이런다. '벌은 꽃에서 꿀을 먹고 다녀~ 냠냠냠 아이 맛있다' 하고 먹는 흉내 내면 자기도 손으로 꽃 먹는 시늉을 낸다. 아..너무 순수하고 귀여워.

 만삭이지만 그래도 휴일에는 여기저기 다니고 있다. 집에만 있으면 또 답답하고 그래서... 저번주말 날씨는 너무 예뻐서 집에 있기는 아깝기도 했고...하루는 올림픽 공원에 갔다. 가을의 올림픽 공원을 가장 좋아하는데 올해도 역시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천천히 걸어서 산책하고 출판 도서전같은게 하길래 책 등을 사서 귀가. 다음날은 친구들 보고 롯데몰에서 만나서 수다 떨다 남편이 아가씨 데려와서 같이 키즈카페 갔다. 아가씨는 방방이 실컷 타고 나는 키즈카페내의 안마의자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가씨때라면 불안하다고 안마의자에 손도 안 댔을텐데 이제 그냥 힘드니까 진동말고 주무름 기능으로 쓴다. 스트레스가 더 안 좋다며...

 이번 주말엔 토요일에 시댁 모임 갔다 남편-나-아가씨 순으로 낮잠자고 일어나니 이미 하루가 다 갔다 ㅠㅠ 일요일엔 스타필드가서 남편 생일선물로 에어팟 사고 키즈카페갔다가 저녁먹고 귀가. 스타필드 내 키즈카페는 가격도 괜찮고 시설도 괜찮은데 청소가 너무너무 심하게 안 되있어서... 진공청소기 한번만 돌리면 될텐데 좀 심각한 수준이었다. 아가씨는 테디베어주가 더 좋다며... 역시 방방이가 있어야하나... 여기저기 한참 돌아다녔지만 예상보다 아가씨가 짜증도 안 내고 즐거워했다. 밖에 나가면 너무 어른들의 스케쥴에 아가씨를 끌고 다니는 것 같아 미안해서 남에게 해가 되는 수준이 아니라면 그냥 아가씨가 가고 싶어하는데 가고 하고 싶어하는거 하게 해줬더니 그런 것같다. 한창 에너지가 넘칠 나이인데... 요즘은 퇴근하면 너무 어두워서 놀이터도 자주 못 하고, 얼마나 답답할까...

 몸은 찌뿌둥하고 움직이기는 힘드나 식욕은 폭팔하는 상태로 정말 먹고 또  먹고 있다. 만삭인데 살도 잘 찌는데 ㅠㅠ 저녁 먹고 시리얼 한 사발 먹고 간식도 무지하게 먹는데 또 먹고 싶다! 게다가 먹고 싶은건 왜이리 많은지... 칠리 크랩에 애플하우스의 무침만두와 순대 볶음, 신림동 순대 볶음, 본수원 갈비 등등 아아 가을이라서 그렇다고 이 식욕을 변명하고 싶다... 이렇게 식욕이 강한다 나중에 애 낳고 나서 식이 조절이 과연 가능할까? ㅠㅠ 계속 배가 찬 상태로 살고 있다. 흑흑 체중계 배터리가 다 되서 집에서 안 재고 있는데 진료날이 무섭다 ㅠㅠ

 요즘 아가씨는 땡깡이 줄어서 예전처럼 안된다는 말만 들으면 울부짖거나 그러진 않는다. 어느정도 말도 통하고, 절대 혼자서는 안 놀던 아가씨인데 요즘은 집안일하다 뒤돌아보면 혼자 듀플로하거나 책 읽거나 사운드북 가지고 놀고 있을 때도 있다. 그럴때면 뭔가 편하긴 한데 서운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할머니랑 놀다가도 '뽕뽕이 엄마!'를 외치며 아가씨가 우다다 달려오면 찡~하다. 분만하러 들어가면 우리 아가씨 보고 싶어서 어쩌지 ㅠㅠ 산후조리원에서도 걱정이고... 아가씨는 이모, 할머니, 아빠와 잘 지낼 것 같아 걱정이 안 되고 내가 걱정된다 흑흑

길지만 짧은듯한 연휴 + 잡담

수십년만에 온다는 황금연휴가 끝나버렸다! 나야 11월에 출산휴가에 들어가니 덜 하지만 11월엔 쉬는 날도 없고, 그래서 더 연휴가 끝난게 우울한 것같다.
 나름 바쁘게 연휴를 보냈다. 대체휴일날은 사람들 휴가가 많아서 정말 빡세게 일했고 ㅠㅠ 중간에 시아버님 칠순모임으로 점심도 먹었고 추석 당일에도 시댁과 친정을 다니느라 정신없었고 그 다음날엔 3박 4일 부여여행. 연휴 마지막날엔 친정어머니에게 아가씨를 맡기고 집안 정리와 청소, 옷정리까지. 그 다음날은 장염 + 몸살로 이틀정도 골골거리며 누워있었고 여러번 토한덕에 심하게 악화된 역류성 식도염때문에 제산제까지 먹고 있다 ㅠㅠ

 아버님 칠순 모임날은 어짜피 직계모임이어서 단촐하게 했다. 중식을 좋아하시는 아버님을 생각해서 신라호텔 팔선에서 했는데 돈은 많이 쓰긴 했지만 아버님, 어머님 모두 너무 기뻐하셔서 다행이었다. 다만 룸을 빌렸는데도 아가씨는 에너지를 주체를 못하고 자꾸 나가자고 해서... 아버님 칠순모임에 시댁식구들이 대화하고 있으니 결국 아가씨는 내 몫. 난리치기전에 '나가서 한바퀴 돌고 올까?' 라고 아가씨에게 말을 걸었는데 이 이후로 아가씨는 밥 먹다 나가고 싶어지면 '엄마(혹은 아빠) 우리 한바퀴 돌고 올까?'라고 하는게 습관이 되어버렸다 ㅠㅠ 활동적인 아가씨는 호텔 로비에서 그냥 돌아다니는게 아니라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한다던가... 뛰어다닌다던가 하기 때문에 따라다녀야한다. 부른 배를 감싸안고 헥헥거리며 따라다니고 있으려니 지나가던 아이 엄마가 안쓰러운 표정으로 '힘드시겠어요' 라고 말을 건네기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밥 먹을때는 아버님 품에 폭 안겨서 '이거 이거' 하면서 먹어서 불도장은 여유있게 먹을 수 있었다. 아가씨가 알아서 안기니 아버님은 더더욱 기분이 업되시구. 베이커리에서 사간 밤 케이크까지 먹고 식사는 끝났다. 거금을 썼지만 서비스도 매우 좋고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고급스럽고 중요한 모임에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었다. 남편은 계산하고 나서 조심스럽게 '아버님 칠순이 언제더라?'하고 묻긴 했지만... 사실 여기서부터 힘들었는데 다음주에 여행가시는 시부모님이 필요한거 있으면 사라며 면세점에 가자고 하셔서 또 면세점 행. 어머님은 필요한 거있으면 다 사라고 하셨지만 사실 너무 힘들어서 쇼핑할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게다가 아가씨가 요즘 립스틱 종류에 꽂혀있는데 마침 딱 아가씨 눈 높이에 디피되어 있는 립밤세트를 보고 완전히 빠져서 계속 열어보고 닫아보고 만지고 너무 민폐인 것같아 저지하고 데리고 나오니 그때부터 절규하기 시작해서 자기 화를 못 이기고 울면서 면세점을 질주했다. 모두가 주목하고, 힘들어서 창피하지도 않았다. 다만 같이 간 미혼의 도련님은 좀 충격받으신 것같았다. 나중에 엽서세트 두개를 건냈는데 옆 매장의 총각이 애 달래시라며 줬다고. 화가 좀 풀리니 계속 안아달라고 해서 남편이 안으려고 하니 엄마가 안으라고 해서 안았더니 골반과 다리가 아작나는 느낌. 이러다 여기서 애 나올 것같아서 '잠깐만 내려가자?'하고 내려놓으면 팔과 다리에 원숭이처럼 매달리며 '시러 시러'를 외친다. 여기서 도련님은 두번째로 충격받은 느낌. 결국 울어도 남편이 들쳐앉고 달래면서 돌아다녔다. 난 에센스 하나 겨우 사고 ㅠㅠ 남편 벨트 사주신다고 하는데 아가씨는 사람 많은 면세점이 답답한지 짜증이 머리 끝까지 올라온 느낌. 결국 내가 아가씨 데리고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고 그랬다. 새삼 느끼는데 면세점은 쉴 곳이 너무 없다. 카페라도 보이면 아가씨 과자 좀 쥐어주고 앉아있을텐데 카페는 커녕 의자도 보이지 않고... 좀 돌아다니다 너무 힘들어서 남편 찾아 다시 들어왔다. 들어오기 싫어하는 아가씨에게 '아빠 찾아러 가자'라며 꼬셔서 들어왔는데 아가씨는 그걸 숨박꼭질로 생각한 모양이다. 남편 찾고 나니 숨박꼭질하자고, 근데 그게 성에 안 차는지 또 온갖 짜증을... 아마 '본인이 원하는 대로 물건을 못 만지게 함 + 사람 많아서 답답함 + 뛰어다니지 못하는 환경 + 피곤함' 이 겹쳐저서 그런 것같았다. 얼마나 짜증났는지 아빠에게 안겨서 '버스타고 집에 가서 코넨네하자?' 이러기까지. 결국 우리만 먼저 차타고 집에 왔다. 그래도 헤어져서 호텔 로비에서 남편이 차 가지고 오기 기다리는 동안 좋아하는 돌맹이 만지면서 기분은 풀렸다. 휴우 진짜 힘들어 죽는 줄...

 추석 당일날은 오전에 대강 준비하고 시댁 별장에 갔다. 너른 잔디밭을 보니 아가씨도 기분이 좋은듯 마구마구 뛰어다녔고... 간단하게 고기 구워먹고 비빔밥해먹었는데 고기는 아버님이 구워주시고 밥은 어머님이 차려주셔서 난 아가씨 밥 먹이기만 했다. 고기 킬러인 아가씨는 역시 냠냠 잘도 먹었고 고기랑 나물이랑 주니 다행히 야채도 잘 받아 먹었다. 보통 어머님이랑 내가 같이 치우고 설거지하고 하는데 어머님이 진지하게 '애 빨리 나오면 안 되니 쉬는게 좋겠다'고 하셔서 정말 먹고 쉬다 왔다. 아가씨는 시아버님과 물장난하고 산책하고 뒹굴뒹굴하고 신나게 놀았다. 덕분에 나는 소파에서 꿀휴식 ㅠㅠ 집에 가서도 아가씨는 낮잠자서 빨래만 돌리고 또 쉬고~ 친정가서도 친정어머니가 차려주는 밥 먹고 침대에 누워서 쉬고~ 아~ 넘 편한 추석이야 ㅠㅠ 내년에는 그래도 좀 일해야 겠지만...

추석 다음날은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짐 싸서 느지막하게 부여로 갔다. 다들 해외로 떠난 줄 알았는데 그래도 차는 막히더라. 다행히 자다 깬 아가씨는 크게 짜증내지 않고 같이 노래하고 이야기하면서 부여로 향했다. 저녁 때 도착해서 부여에서 꼭 먹어봐야한다는 시골통닭을 먹으러 중앙시장으로 향했는데 딴 메뉴는 안 되고 시골통닭 포장만 되고 그것도 40분 기다려야 한다고 ㅠㅠ 이름 써놓고 중앙시장 구경을 했는데 속초나 강릉처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시장이 아니어서 그런지 다 문 닫고 썰렁한 분위기였다. 아가씨 몫으로 닭죽을 사려고 했는데 그게 안 되니 뭘 먹여야하나 탐색하다 '에펠제과'라는 곳을 발견하고 빵 구매. 크림빵만 급하게 먹었는데 부드럽고 크림은 옛날 버터크림맛. 꽤 맛있었다. 중앙시장 근처를 방황하는데 다행히 죽집 발견. 죽 사고 시골 통닭 받아서 숙소에서 먹었다. 숙소는 롯데리조트로 속초만큼 럭셔리 이런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나름 괜찮았다. 아가씨는 처음 먹어보는 치킨에 뿅~ 반해서 어찌나 잘 받아먹던지. 튀김옷부분은 과자라고 하면서 냠냠 잘도 먹었다. 살 때는 양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받고 보니 꽤 큰 닭이고 아무래도 튀김이다보니 좀 느끼해서 조금 남겼다. 모자를까봐 편의점에서 컵라면도 샀는데... 늘어져서 티비 좀 보다 아가씨 씻기고 놀다가 취침.

 그 다음날은 남편이랑 아가씨는 늦잠자고 나만 일찍 일어나서 조식먹으러 갔다. 평이 꽤 괜찮았는데 실제로 먹으니 정말 실망스러웠다. 입맛 까다로운 사람도 아닌데... 나중에 후기를 보니 메뉴 몇개가 아예 빠져있더라. 늦게 가서 그런가. 어쨌든 베이컨도 없고 계란도 후라이와 구운 계란밖에 없고 너무 별로. 아가씨와 남편은 10시가 넘어야 일어나서 씻고 아가씨에게 계란과 요거트 먹이고 부여 국립박물관에 갔다. 가서 백제 금동향로를 보려는데 전시실에만 들어가면 나가자고 소리지르는 아가씨때문에 번갈아가며 관람. 레플리카만 보다가 진품은 처음 보는데 뭔가 뭉클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섬세하고 여린듯한 곡선은 아름답고... 실제로 향을 피우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남편이 아가씨랑 노는 동안 천천히 관람하고 옆에 자판기에서 커피 하나 뽑아먹고 만나서 어린이 박물관에 갔다. 아가씨랑 신나게 놀다가 점심 시간이 되서 점심먹으러 엄가네 곰탕에 갔다. 엄가네 곰탕은 한식대첩에 나왔다는 집인데 가니 밥이 떨어졌다고 30분 넘게 기다려야한다고 ㅠㅠ 그래서 그냥 그 옆에 조선왕갈비집에 갔다. 돼지갈비 2인분 시키고 멸치국수로 입가심하고 나왔다. 서빙하는 이모님이 매우 친절하셔서 기분이 좋았고 아가씨가 먹을만한 맵지 않은 반찬이 있어서 더 좋았고... 맛은 무난무난. 국수 좋아하는 아가씨는 멸치 국수도 흡입했다. 길 건너 너른 잔디밭이 있어서 뭔가 했더니 부소산성쪽이었다. 아가씨가 있으니 산성은 못 올라가고 그 앞의 잔디밭에서 신나게 뛰놀았다. 좀 더 옆으로 가니 옛날 관청 유적지가 있어서 앉아서 좀 쉬고 사진도 찍고 화장실도 가고 하다가 부여 백제 문화단지로 갔다. 물론 다 복원된 곳이긴 하지만 뭔가 중국 유적지같은 느낌도 들고, 여름에 오면 연꽃이 피어 정말 이쁠 것같았다. 여기서 또 피곤해진 아가씨는 짜증짜증. 차에 태우자마자 잠에 들었다. 차를 타고 바로 옆에 부여 롯데아울렛으로 향했는데 인파가 어마어마. 잠든 아가씨를 유모차에 태우고 여유있게 커피타임을 즐길 예정이었는데 여기도 사람 가득. 저기도 사람 가득. 롯데리아에도 줄이 한가득이다. 결국 사이다 한잔 먹고 휴식은 끝. 딱히 살 것도 없어서 키즈 몰가서 아가씨 내복이랑 수면조끼하고 아울렛내의 황금수라라는 한정식집에서 밥 먹고 엔젤이너스에서 밀크쉐이크 먹고 피로에 늘어져서 귀가. 저 황금수라라는 한정식집에서 너비아니 정식 먹었는데 괜찮았다! 연잎밥도 맛있었고 반찬도 갯수가 많진 않지만 정갈하고...

 다음날은 너무너무 피곤해서 쉬면서 돌아다니기로 결정.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엄가네 곰탕에 갔다. 엄가네 곰탕은 다 떨어지고 갈비 곰탕만 가능. 곰탕 종류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 여기 곰탕 깔끔하고 참 맛있다! 아가씨도 밥 말아서 뇸뇸. 다 먹고 천천히 걸어서 나룻배를 타러 갔다. 아가씨에게는 첫 배 탑승. 아가씨는 배를 타자 '해리처럼 배탔어' 라고 이야기했지만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 ;;;;나룻터에서 산 뻥튀기 과자에 홀릭해서 난리였지. 배는 낙화암을 지나 고란사에 도착했다. 내려서 천천히 계단을 걸어 고란사에 도착했다. 다행히 별로 높지 않아 임산부에게도 그닥 무리는 아니었다. 정말 작은 사찰이었는데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뱃 속의 아가가 건강하기를 기도했다. 다시 배를 타고 오는데 아가씨가 '코넨네 할꺼야' 라고 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그런데 막상 오니 잘 생각 전혀 없는 아가씨 ㅠㅠ 그냥 숙소에서 놀다가 저녁 때 맞춰서 야경보러 궁남지로 향했다. 차를 세우고 'at 267'이라는 브런치카페에 가서 햄버거와 샌드위치, 아가씨 몫의 베이컨치즈오믈렛을 시켜서 딸기 스무디와 먹었다. 꽤 괜찮은 곳이었다. 햄버거와 샌드위치 내용물도 풍부하고 신선했고 베이컨치즈오믈렛도 치즈와 베이컨이 담뿍 들어있었고 야채도 신선. 딱 하나 아쉬운건 모든게 다 스윗칠리소스여서... 샌드위치만이라도 랜치소스거나 머스터드여도 훨씬 덜 부담드러웠을텐데... 다 먹고나니 달짝지근하고 매운 소스 맛이 입에 너무 오래 남아있어서 아쉬웠다. 흑흑. 딸기 스무디는 스무디가루가 아니라 냉동 딸기를 간듯 달지않고 맛있었다. 아가씨는 햄토리처럼 흡입. 아 귀여워. 궁남지 야경은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가씨는 둥근 보름달을 보며 '아침해가 떴습니다~'노래를 불렀다. '아냐아냐 달 달 무슨달 쟁반같이 둥근 달 어디어디 떳나 남산위에 떴지~ 이거지' 하자 또 열심히 따라부른다. 이번 연휴에는 노래 마스터하는걸로. 돌아와서 씻고 취침.

마지막날은 느지막하게 일어나 체크아웃하고 밥 먹으러 엄가네 곰탕에 또! 갔는데 브레이크타임이라고 거부 ㅠㅠ 결국 리조트내의 식당에서 갈비탕과 고등어구이로 한끼 때운 후 수영장에 갔다. 정말 아담한 수영장인데 오히려 작아서 아가씨 놀기엔 좋았다. 물도 깨끗한 편이었고... 다만 초등고학년만 되도 시시해 할것같은... 아가씨는 유아용 슬라이드를 한 50번 탄 것같다. 계속 타려는거 겨우 달래서 츄러스 먹이고 데려왔다. 츄러스도 두개 사니 두개 다 자기꺼라는 욕심쟁이. 씻고 기절하듯 자려는 아가씨를 혼신의 힘으로 겨우 깨워서 다시 엄가네 곰탕에 가서 곰탕 먹고 집으로 향했다. 아가씨는 차안에서 떡실신. 다행히 차가 안 막혀서 집에 금방 도착했고 아가씨는 도착해서 침대에 눕힐 때까지 깨지 않고 아침까지 계속 잤다!

 연휴 마지막날은 친정어머니께 아가씨를 맡기고 집안 정리를 했다. 화장대 싹 정리하고 안 쓰는 물건 다 버리고 아기 옷도 정리해서 모아놓고... 나중에 또 시간나면 모빌이나 장난감도 정리하고 해야하는데 갈 길이 멀구나.

 나름 빡세게 연휴를 보낸 탓인지 감기몸살에 장염까지 겹쳐서 죽었다 살아났다. 흑흑

 요즘 아가씨는 넘넘 귀엽다. 아가씨는 평소 씻고 안방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자기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다 동화 몇개 듣고 엄마 아빠 사이를 뒹굴거리다 잔다. 그럼 내가 씻고 오고 잠든 아가씨를 남편이 아가씨 침대로 옮겨놓는데 어제 새벽 3시쯤 남편이 자러 들어가니 자기 침대에서 자던 아가씨가 빨대컵과 핑크퐁 핸드폰을 양손에 잡고 내 옆에서 자고 있었다고. 밤에 일어나 소리도 안 내고 사이드 테이블에서 핑크퐁 핸드폰과 빨대컵을 쥐어들고 침대에 올라와 다시 잤을 아가씨를 생각하니 너무 귀엽다아~ 동시에 저러다 바닥에 쿵 하고 떨어질까 무섭기도 하고 ㅠㅠ

 아가씨는 요즘 부쩍 크는 것같다. 이제 진짜 어린이같기도 하고... 여전히 '아가'에 집착해서 어제는 침대에 누워 '뽕뽕이 이야기 해줘. 아가 뽕뽕이 이야기 해줘' 한다. 그러면 누워서 손가락 만지작거리며 '뽕뽕이가 어렸을 때에는 맨날 잠만 자고 분유먹고 응가하고 그랬어~ '라고 계속 주절주절 이야기한다. 그러면 자기 손을 활짝 피면서 '뽕뽕이 손은 아직 작지? 뽕뽕이 아가야?' 이런다. 아... 너는 나에게 영원한 아가야. 손이 나만큼 커져도, 키가 나만큼 커져도 그래도 너는 나의 아가일꺼야. 혼자서도 아무것도 못 했는데 이제는 뭐든 혼자서 해보겠다고 끙끙거려도, 나중에 훌쩍 커버려서 엄마가 더이상 필요없을 때에도 그래도 너는 나의 아가일꺼야.

25개월 언어기록

어제 밤에 자기 전 뒹굴뒹굴하다 '아빠 촬리 좀 갖다 줄래???' 했다. 찰리는 시부모님이 예전에 선물해주신 테디베어로 예전에는 거들떠도 안 보다 요즘들어서 애정을 아가씨의 독차지하고 있다. 아가씨는 누워서 찰리를 번쩍 들더니 '촬리야~ 너 말 좀 해봐라아~'라고 했다. 빵터져서 한참을 웃었다. 아아..말을 잘 하니 웃긴게 너무 많아. 저번에는 친정어머니와 아가씨와 산책하는데 아가씨가 너무 뛰어다녀서 친정어머니가 '쟤 넘어지겠다. 저렇게 못 뛰게 해~' 그러셔서 아가씨에게 '뽕뽕이가 그렇게 막 뛰면 엄마가 할머니한테 혼나아~' 그랬더니 할머니에게 가서 '할머니 엄마 혼내지 마세요' 라고 했다. 아고 귀여운 것. 별 말을 다하는데 진짜 재미있고 귀엽다.

몸은 최악이다. 이제 31주 넘어가는데 아직 한참 남았는데도 몸은 무겁고 힘들고... 회사에서 일하다 집에 가면 또 아가씨와 놀다 늦게 자고 수면 부족에 컨디션 최악. 배가 커지니 본격적으로 역류성 식도염의 컴백. 괴로워. 괴로워. 아가씨때는 회사에 다녀도 퇴근하면 소파에 누워서 꼼짝도 안 하고 있으니 그럭저럭 말기까지 잘 버텼는데 이번엔 쉬질 못 해서 그런지 너무 힘들다. 이제 남편 퇴근하면 그냥 소파에 누워서 눈 감고 있다. 흑흑 근데 아가씨가 놀아달라고 오면 외면을 못 하겠어 ㅠㅠ 그렇게 빨빨 거리며 돌아다녀도 경부길이가 괜찮다는게 신기하다. 아가씨때는 좀 짧아졌다고 해서 엄청 걱정하고 그랬었는데... 둘째는 쑥쑥 잘 크고 있다. 제왕절개 날짜도 정했고, 산후조리원과 산후도우미도 예약했고 그 다음에 생각할 것도 많지만 그냥 될대로 되겠지, 하며 살고 있다. 그냥 생각하면 골치아프니까 생각을 안 하는 중(?)

 아가씨는 넘 귀엽다. 내 자식이여서 그런건지~ 남편과 친정어머니는 콩깍지가 씌여서 계속 아가씨보고 천재라고~ 범상치않다고 하는데 맞장구는 치고 있긴 하지만 뭐, 이 나이대 애들이 다 그렇고 부모 마음이란게 다 그렇지. 주말에 아가씨가 하도 밥 안 먹고 짜증을 부려서 남편이 화를 버럭 내며 식판을 치웠다. 그러면서 ' 밥 안 먹으면 밥상 치워버릴거야. 밥 안 줄꺼야' 그랬는데 그 다음날 아가씨가 목욕하면서 오리 인형가지고 놀며 '옛날옛날에~ 엄마오리가아 아기오리에게 밥 줬는데 안 먹어서 밥을 치웠어!' 라며 갑자기 구연동화를 했다고 아가씨 앞에서 말 조심해야겠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천재인것같다고. 이 나이대 애들의 절반 이상은 천재일 거라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그냥 적당히 맞춰줬다. 근데 이야기를 지어낸다는건 좀 신기하긴 했다. 숫자는 10까지는 세고 좋아하는 것은 자기 아기때 동영상보기. 예전에 늦가을이었는데 아가씨가 감기 걸린다는 것에 대한 일종의 공포로 오리털 패딩에다 두꺼운 겨울용 모자를 씌워서 외출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찍은 사진을 보며 '더워. 더워' 라고 했다. 진짜 그 때의 기억이 남아있는 걸까? 좀 신기하기도 하고...

 아가씨는 '아기'한테 집착하고 있다. 동생한테 인사하자 그러면 싫다고 그러고, 동생 이뻐해 줄꺼야? 그러면 '안 이뻐해줄꺼야' 등등... 요즘은 나한테 와서 '이제 뽕뽕이는 아기야. 아기 뽕뽕이야' 하면서 안긴다. '뽕뽕이는 아기에요, 언니에요?' 그러면 기분 따라 언니도 되었다 아기도 되었다가... 자기 아기때 사진 계속 보고... 아, 아무리 생각해도 얘 동생 태어나면 스트레스 많이 받을 듯.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참 힘들다. 어제 아가씨를 재우고 미세먼지 농도가 낮길래 환기하러 나갔다. 우리 집 베란다에서는 아파트 사이로 한강변이 아주 조금 보이는데 반짝거리는 남산 타워와 넘실거리는 불빛들, 한강 다리를 보니 문득 야경이라는걸 언제 마지막으로 본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한강 고수부지에서 혼자 산책을 하면서 보냈던 시간들은 당분간 돌아오지 않겠지. 그 시간이 돌아올 때는 그 시간이 여유가 아니라 외로움과 쓸쓸함으로 다가오는 시기일테고. 앞으로 '내'가 아니라 '아내''엄마'로써 보내는 시간이 어떤 의미일 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나중에 이 시간을 반추했을때 충만함으로 다가오길, 그리고 아가씨에게도, 앞으로 만나게 될 둘째에게도 엄마와 보낸 시간들이 아름다운 순간으로 남기를, 그렇게 바라고 또 바란다.

임당 재검 통과

지난주 금요일 임당검사를 했다. 아가씨때 135로 아슬아슬하게 통과였고 예전에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다산모여서 걱정했는데 149로 재검 당첨 ㅠ ㅠ 여름이라 과일이 싸니 엄청 먹기는 했다ㅠㅠ 선생님이 전반적으로 체중이 많이 불은건 아니지만 지난 한달간 갑자기 늘어서 조심해야할것같다며 당분간 과일금지에 다음 진료시까지 살 찌지 말고 오라며 흑흑 금요일부터 식이조절 들어가서 현미밥에 과자, 아이스크림, 과일 일체 안 먹고 반찬도 나물위주로 먹었다. 회사에서도 과자 간식 안 먹으려구 오이랑 호밀빵 싸가고 아침밥은 호밀빵으로 만든 샌드위치(치즈, 토마토, 소고기, 상추한장으로 간단히 만든)싸갔다. 평소엔 아침에 두유하나먹고 주전부리먹는데 사실 몸에 안 좋긴 하지...호밀빵샌드위치 먹으니 식후 두시간혈당이 98. 엄청 좋다. 임당검사전에 소세지빵이랑 제과점샌드위치먹고 잰 두시간혈당은 118이었는데...여튼 며칠간 빡세게 관리하고 오늘 재검했다. 오전 9시반에 도착해서 구역질나는 시약먹고 피 4번뽑고 결과기다리는데 긴장해서 식은 땀이 줄줄. 전날 10시부터 금식했지만 설탕물 들이켜서 그런지 배는 그닥 고프진 않았지만 긴장되니 구역질이 난다ㅠㅠ 임당확진나면 아침, 점심 도시락 싸다니고 간식 챙겨야되고 혈당 계속 체크해야되고 내분비내과다녀야되고ㅠㅠ 휴가쓰기도 어려운데 이런 고민이 꼬리를 무니 더 긴장되었다. 게다가 내 앞에 진료본 임산부가 임당확진판정받고 무거운 표정으로 진료안내받는거보니 더더욱 그랬다. 식은 땀 흘리며 진료보러갔는데 정말 다행히 무사통과. 4번다 통과라고. 진료보고 나오는데 그제야 허기가 강력하게 밀려오며 손발이 떨리기 시작했다. 병원 지하의 중식당에서 짜장면, 탕수육, 짬뽕 시켜놓고 친정엄마와 간만에 고칼로리, 고탄수파티. 앞으로도 조심조심해야겠지만 이번만은 만찬을 즐기고 싶었다는... 배터지게 먹었다. 아 정말 다행이야ㅠㅠ
아가씨는 두돌이 되었다. 시댁에서 간단히 케이크에 떡놓고 생일파티. 생일이라고 그냥 케이크 달란대로 주니 어찌나 잘 먹던지...요즘 떼도 늘고 짜증도 늘었지만 그래도 건강하게 커줘서 얼마나 감사한지.
월요일에 퇴근하고 아가씨와 킥보트타러 나갔다. 헬멧 씌우고 아파트 단지내 운동장같은데 갔다. 트랙같은게 있어서 킥보드나 자전거타는데인데 평상시엔 공놀이하는 아이들이나 자전거타는 큰애들이 있는데 그 날은 아가씨와 아가씨 또래의 남자애 둘 밖에 없어서 신나게 트랙따라 돌고 있었다. 나랑 친정엄마는 아가씨 따라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고. 그런데 저 멀리서 좀 큰 애가 어른자전거같은걸 타고 달려오는것이 아닌가. 아가씨가 있느니 당연히 멈춰서리라는 생각과 달리 속도를 줄이지도 않고 그대로 박아버렸다. 순간 억하면서 '야 너 미쳤어?' 를 외치며 달려가서 아가씨를 안아올렸다. 외관상다친곳은 없어보였는데 입술사이로 피가 줄줄. 심장이 뒤집어지는 느낌이었다. 손수건으로 피닦고 살펴보니 입안쪽이 꽤 깊게 찢어졌다. 피는 다행히 금방 멎었고... 헬멧을 쓰고 있어서 그런지 머리쪽은 괜찮은것같고, 팔다리 만지면서 '아파? 괜찮아?' 묻자 '아나파'라 그런다. 급하게 애 번호따고 남편한테 전화하니 피 멎었고 그러면 일단 내일까지 지켜보고 일단 그 애 엄마한테는 전화해서 상황설명하라고. 전화하니 정말 죄송하다며, 그래서 혹시 내일 병원가게되서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하면 연락드리고 아니면 따로 연락하진 않을껀데 그래도 미리 이야기해두는게 맞는것같아서 통화한다고, 그렇게 이야기해두었다. 다행히 아가씨는 볼이 붓고 살짝 멍든것같긴 했지만 얼굴이 안 다쳐서 다행이야ㅠㅠ 자전거랑 킥보드랑 완전 엉켰는데... 진짜 아이들 다치는건 순식간같다. 흑흑 그 난리에도 아가씨는 울지도 않고 놀이터가서 신나게 놀고 '아프니까 아ㅡ스크림 먹어야돼~'이러고 파바가서 아이스캔디 하나 물고 귀가했다. 그 다음날 친정어머니가 가정의학과데려가니 괜찮다고 그랬다고. 그 집 엄마에게 따로 연락은 안 했다. 크게 안 다쳐 다행이지만 등골이 오싹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꼭 헬멧씌워다녀야겠다는 교훈을...
남편은 저번주에 상대차량이 중앙선 침범하면서 옆을 긁는 사고를 당했는데 아가씨도 사고가 나니 이제 남은건 나라며 조심하라고. 사고라는게 나만 조심한다고 안 나는게 아닌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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